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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 대란 속 ‘학군지’ 대치·도곡동 전세는 반등…"두 달 새 3억 올라"

3월 10억 대치삼성 이달 13억에 계약 체결

강남구 전셋값 작년 7월 이후 40주만 상승

"맹모(孟母)가 떠받치는 시장…계절 특수성"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30평대 기준 15억 원이던 전세가 이달 20억 원까지 호가가 올랐어요. 물량도 많이 줄었고 급전세는 이미 다 빠졌고요. 여름방학을 앞두고 대치동을 찾는 수요도 몰리며 가격 상승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1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인근 전세시장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대치동이 있는 강남구는 올 초 대규모 단지인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물량 부담으로 전셋값이 전년대비 크게 하락하며 맥을 못 추던 곳이다.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의 전세가격은 전용 84㎡ 기준지난해 말 9억5000만 원에서 지난 3월 7억 원까지 떨어졌다. 비교적 신축으로 대치동 시세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5㎡는 같은 시기 23억 원에서 15억5000만 원으로 전셋값이 급락했다.이에 강남구 아파트 전세가율(매매 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지난 3월 역대 최저치인 41.6%를 찍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우수한 학군지로 꼽히는 대치·도곡·역삼동 등을 중심으로 여름방학 특강이나 명문 중·고등학교 배정을 노린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부터 이 지역 전세가격이 반등하는 분위기라는 귀뜸이다.

실제로 이달 5일 전세 계약이 체결된 대치동 ‘대치삼성’ 전용 97㎡의 가격은 13억 원으로 지난 3월 10억 원 대 거래 대비 크게 올랐다. 도곡동 ‘삼성래미안’ 전용 89㎡의 전셋값은 올 초 8억6700만원 수준이었는데 이달 3일에는 2억원 가량 오른 10억5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두 달 전 15억 원대까지 떨어졌던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세 역시 전용 94.5㎡ 기준 최근 호가가 20억 원까지 오른 상태다. 지난달 5일에는 같은 타입이 무려 22억 원에 전세계약 체결되기도 했다. 다만 이는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가족 등 특수거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설명이다.



이런 분위기에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5월 둘째주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 주 대비 0.07% 올라 40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도곡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초 까지는 입주 물량 폭탄에 금리 부담 등으로 집값과 전셋값 모두 전년 보다 30%가량 급락했었다"며 "최근에는 급매가 소진되고 매매시장 분위기도 다시 살아나면서 전세 상승 거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급전세가 소진되면서 전세 매물도 빠르게 줄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남구 전세 매물은 6972건으로 4월 초 8050건 대비 13% 감소했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전체 전세 시장의 훈풍으로 이어지기는 아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예년에 비해 절대 거래량이 많지 않은 데다 대치동 등은 전통적으로 자녀 교육을 위한 학부모 수요가 굳건한 특수한 시장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사기와 역전세 이슈 등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역전세 우려가 적은 강남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학군 등 인기 주거지에 관심이 몰리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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