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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당국, 암호화폐 단속 강화…업계 "미국 사업 접겠다"

코인베이스·리플 등 미국 철수 시사

미 증권거래위 단속 기조 완화 요구

이용자 5000만명 이상 세계최대 시장

포기하고 떠날 수 있을지는 회의적

암호화폐 상징물 뒤로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국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주요 암호화폐 관련 사업자들이 미국 사업을 접겠다고 위협한다고 경제 전문 방송 CNBC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 내 암호화폐를 소유한 사람이 50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철수가 실현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매우 적다. 대신 미 당국이 암호화폐에 대한 강경 노선을 완화하기를 요구하는 엄포에 가깝다는 해석이 다수다.

CNBC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 블록체인·이더리움에 이은 글로벌 암호화폐 3위 리플 등이 최근 SEC에 사업을 해외로 이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암호화폐 업계에 가하는 행위를 십자군 전쟁에 비유하며 “겐슬러가 산업 축소를 위해 규제하려는 것 같지는 않지만 업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브래드 갤링하우스 리플 CEO도 최근 두바이로 사업 범위를 넓힌다고 밝힌 자리에서 SEC를 겨냥해 “정책보다 정치를 앞세우는 나라가 있다. 미국은 확실히 정체돼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SEC는 암호화폐 토큰을 유가증권으로 간주하고 등록·공개 과정에 현재보다 더 엄격한 요구 사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근거해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SEC가 증권법 위반이라며 단속에 들어간 암호화폐 관련 업체만 해도 코인베이스·리플은 물론 글로벌 3위 암호화폐거래소 크라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팍소스 등 전방위에 걸쳐 있다.

이들이 주목하는 곳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비교적 확립된 유럽연합(EU) 혹은 단속이 약한 중동 지역이다. EU는 내년 중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 규정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이외에 운영 허브를 둘 수 있는 옵션은 충분하다고 업계 안팎에서는 주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실제로 미국에서 철수할지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회의적이다. 라리사 아로바야 사우스햄턴대 금융학과 교수는 CNBC에 “미국은 가장 큰 암호화폐 시장이라 벗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암호화폐 업계의 자신감은 일반적 전술”이라고 말했다. 조너선 레빈 체이낼리시스 공동창립자도 “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지만 이들이 미국 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일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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