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부모가 자신의 8세 딸을 혼냈다는 이유로 피아노 교습소의 강사를 무릎 꿇리고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방에서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여성 A씨가 겪은 학모의 항의 관련 글이 올라왔다. A씨는 “학생에 대한 저의 대처에 화가 난 학부모가 교습소에 찾아와 3시간 넘게 무릎 꿇고 빌라며 소리 지르고 가셨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4일 자신이 맡은 8세 아이는 이날 학원에서 수업을 받던 도중 “하기 싫어”라며 피아노 연습을 거부하고 교재를 던졌다. 이에 A씨는 “(연습실로) 들어가”라고 소리쳤다.
아이는 울먹거리며 연습실로 들어갔고, A씨는 따라 들어가 아이를 달랬다. 하지만 아이가 이번엔 쥐고 있던 연필로 피아노 건반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A씨는 “이게 지금 뭐 하는 거야”라며 재차 언성을 높였다. A씨는 또 다시 우는 아이를 달래다 하원 시간이 임박해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A씨는 아이의 엄마 B씨에게 아이가 피아노 건반에 연필로 낙서를 하고 있어서 그러면 안 된다고 얘기를 했더니 울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에 B씨는 전화를 걸어 와 A씨에게 “피아노 건반이 까진 곳이 없는지, 배상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며 사과했다.
그런데 며칠 뒤 B씨는 교습소를 그만두겠다고 알렸고, A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레슨비와 교재비에 대해 안내했다.
그러자 6일 뒤 B씨는 교습소에 찾아 와 “어이가 없어서 찾아왔다. 친구랑 연락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학부모한테 이런 식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느냐”며 A씨의 문자 연락을 문제 삼았다.
이에 A씨가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B씨는 “(딸이 혼난 당일) 당신이 소리 지른 건 얘기 안 하고 아이만 잘못된 것처럼 얘기하느냐”고 화냈다. 이어 “당신 때문에 우리 애가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애 자존심 상하게 왜 다른 애들 다 있는 데서 뭐라고 하느냐. 밖에 나가서 따로 얘기했어야지”라고 따졌다.
B씨는 “나한테 제대로 사과하라. 무릎 꿇고 나한테 빌라”고도 요구했다.
이에 A씨가 발끈해 “제가 무릎을 왜 꿇어요? 어머니는 집에서 훈육 안 하세요?”라며 맞받아쳤고 휴대전화 녹음 기능을 켜뒀다고 알렸다.
그러자 B씨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A씨에게 달려들었고 두 사람은 몸싸움까지 벌였다. 다른 학원 강사들의 만류로 몸싸움은 그쳤지만, B씨의 거친 언사는 계속됐다.
B씨는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 나한테도 무릎 꿇고 빌고 내 딸에게도 무릎 꿇고 사과해”라고 소리쳤다. 이어 A씨를 향해 “너는 을이야. 내가 갑이고. 나는 학부모야. 너는 내가 뭐라고 하든 가만히 있어야 해”라며 “너는 네 엄마 아버지가 뭐라고 해도 대드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폭언을 견디다 못한 A씨는 결국 무릎을 꿇었다. B씨는 그런 A씨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B씨는 “행동 똑바로 해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겠냐”, “부모한테 배우려면 제대로 배우고 와라”라며 A씨를 몰아세웠다.
이후 A씨 아버지도 나서서 직접 B씨에게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B씨는 “우리 아이 정신 상담센터 다니게 해서 비용 청구 하겠다. 소송할 테니 알고 있어라”라고 엄포를 놓았다.
A씨는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대로 다 해드렸는데도, 소송까지 걸겠다고 하니 분노나 수치심을 넘어 이제는 두렵다”면서 “정말 제가 아동학대로 소송을 당할만한 일을 한 것인지 정말 억울하고 괴롭다. 제 대처가 그렇게까지 잘못된 거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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