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전세 사기와 역전세 우려가 번지는 가운데, 올해 들어 세입자가 제때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 피해액은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사고가 크게 늘면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년치 피해액에 육박한 것이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4월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보증 사고 건수는 1273건, 사고 금액은 28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2200억 원 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고금액은 4개월 만에 1조 83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사고액(1조 1726억 원)의 92.4%에 해당하는 수치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계약 해지 또는 종료 후 1개월 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전세계약 기간 중 해당 주택에 대해 경매 또는 공매가 실시돼 배당 후 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
보증사고는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지난달 보증사고 1273건 중 1120건은 수도권에서. 나머지 153건은 지방에서 발생한 사고다. 사고금액은 수도권 2539억 원, 지방 318억 원이다.
서울에서는 총 287건(766억 원)의 보증사고가 있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서구 70건(160억 원) △양천구 25건(65억 원) △금천구 22건(57억 원) △구로구 20건(38억 원) 순으로 사고가 많았다.
인천에서는 459건(868억 원)이 발생헀다. △부평구 134건(262억 원) △서구 102건(192억 원) △미추홀구 87건(151억 원) △남동구 85건(163억 원) 등이었다. 경기에서 발생한 374건(905억 원) 중 116건(246억 원)은 부천시의 보증사고다.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돌려준 보증금도 증가세다. 지난달 보증금 대위변제액은 2279억 원으로 전월(2260억 원)보다 19억 원 늘었다. 올해 1~4월 대위변제액은 8144억 원, 대위변제를 받은 세입자는 3618가구다.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자 지난달에만 2만 8857가구가 보증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신규 가입자 수는 10만 8975가구로, 지난해 전체 신규 가입자 수(23만 7797가구)의 45.8%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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