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중앙아시아 5개국과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맞불’을 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5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은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정상과 18~19일 산시성 시안에서 정상회의를 연다. 중국이 옛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개별 수교한 후 이들 5개국 정상만 불러 모아 대면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이번 회의는 양측 역사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통적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의 영향권에 있었다. 이에 중국은 이들 국가와의 관계를 진전시키면서도 러시아의 눈치를 봤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앙아시아에 대한 러시아의 입김이 약해지자 역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러시아가 같은 옛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을 지켜본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G7 정상회의에 대항하려는 성격도 강하다.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G7 정상회의와 겹치는 시점에 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외교·안보·군사 협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일대일로의 모태 격인 ‘신(新)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이 발표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며 중앙아시아는 일대일로의 최우선 협력 파트너다. 중국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와 자원이 풍부한 이들 나라와의 협력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란저우대의 주용비아오 교수는 “지금까지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협력은 양자 혹은 상하이협력기구(SCO)와 같은 다자 간 플랫폼에서 이뤄졌다”며 “이제 중앙아시아와의 유대 강화가 중국 외교 의제의 우선순위에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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