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직접 만났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비롯한 서방국가와의 연쇄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영부인을 만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젤렌스카 여사는 윤 대통령에게 비살상 군사 장비 지원을 요청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이 젤렌스카 여사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젤렌스카 여사는 국내 한 언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15일 한국을 방문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지난해 7월 첫 미국 단독 방문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지원을 촉구하는 ‘특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젤렌스카 여사는 한국의 인도적·재정적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 “앞으로도 한국이 가능한 분야에서는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지뢰 탐지·제거 장비, 구급 후송 장비 등 비살상 군사 장비의 지원을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이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카 여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집에 범죄자가 있다면 몰아내기 위해 특단의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자원을 주면 우리가 범죄자를 내쫓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젤렌스카 여사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 후 김건희 여사와도 만났다. 김 여사는 “한국도 전쟁 후 국가를 재건한 경험이 있어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상황에 공감한다”며 “인도적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젤렌스카 여사는 우크라이나의 문화유산과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소개하며 한국의 동참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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