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퇴근길 시민들이 버스 정류장에 발이 묶이는 등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16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민주노총 건설노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1일 분신해 숨진 고(故) 양회동 민주노총 강원건설지부 3지부장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공식 일정이 마무리된 오후 8시 30분께부터는 집회장소 일대에서 노숙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건설노조 측이 추산한 참여인원만 2만 5000명에 달한 이날 집회에서는 대로변을 한 쪽을 차지한 조합원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지하철역 입구에서 흡연을 하고 보행로 한 편에서 음주를 하는 등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집회 장소 인근의 한 편의점에서는 소주가 모두 팔려 소주를 사기 위해 들어온 조합원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당초 이날 오후 5시까지만 허가된 집회가 밤까지 이어지면서 퇴근길 극심한 교통 혼잡이 발생해 시민들의 귀가 시간이 늦춰졌다. 인근 을지로 입구역 앞 버스정류장에서는 경찰이 질서 유지에 나선 가운데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인해 긴 줄이 형성됐다. 일부 시민들은 “퇴근길에 이러면 어떡하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7일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을 진행하는 등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노동계는 올해 내내 대정부 규탄 집회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건설노조 간부의 분신 이후 노동계는 ‘노조 탄압을 중단하라’며 대정부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이달 31일 총파업을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7월 역대 최대 규모의 총파업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이승령 기자 yigija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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