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초등학생들만 노려 ‘묻지마 폭행’을 하고 달아났다가 지명수배 1년여 만에 붙잡힌 50대 남성이 법정에서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아동학대 혐의를 부인했다.
상해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52)의 변호인은 16일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조현병 등의 질환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각 범행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일부(아동학대) 혐의를 부인한다”고 말했다.
A씨 측은 “첫 번째 아동학대 사건 때 피고인 A씨가 욕설을 듣자 제지하려고 피해 아동의 목을 잡으려 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달아나는 피해 아동을 제지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번째 사건은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검거 당시) 갖고 있던 흉기는 충청도 고향에 가서 음식점을 하려고 준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A씨에 대해 기소 전 정신감정을 실시해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해 것으로 치료감호(시설에 구금한 뒤 정신과 치료 병행)를 법원에 청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A씨 변호인은 “정신과 치료는 필요하지만, 시설 치료는 인정할 수 없다”며 검찰의 청구도 기각해줄 것을 요청했다.
A씨는 2021년 6월 11일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길거리에서 처음 본 초등생 B양(당시 8세)의 뒷목을 잡아 겁을 주는 등 학대한 뒤 달아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또 A씨는 지난해 8월 초등생 C군(당시 9세)의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B양과 C군 측의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서 A씨가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해 8월 지명수배했다.
그러다 지명수배 1년 6개월 만인 지난 2월 A씨는 가방 안에 흉기를 넣은 채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초등학생들이 먼저 욕을 해 때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A씨는 폭행 등 전과 8범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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