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주에서 서류 위조로 고등학교에 입학해 여고생 행세를 한 29세 한인 여성에게 법원은 일종의 집행유예 제도인 ‘재판 전 개입 프로그램(PTI)’을 허용했다. PTI는 초범을 대상으로 형사 유죄 판결을 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15일(현지시간) AP뉴스와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이날 뉴저지주 뉴브런즈윅 미들섹스 카운티 고등법원의 크레이그 코슨 판사는 정부 공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인 여성 신모씨(29)에게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신씨는 지난 1월 뉴브런즈윅 고등학교에 가짜 출생신고서를 제출해 나이를 15세로 속이고 입학, 이후 4일간 학교에 다니며 수업을 듣고 학생들과도 어울렸다. 정확한 신분 확인을 위해 관련 서류를 내는 과정에서 신씨의 문서 위조 사실이 발각됐고, 경찰은 같은 달 24일 공문서위조 혐의로 신씨를 체포했다.
신씨가 학생 행세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뉴저지 주법 때문이다. 뉴저지에서 학생들은 입학 서류가 구비되지 않았더라도 즉시 입학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단 입학한 뒤 30일 안에만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지난 3월 한 차례 열린 재판에 이어 신씨의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서도 그가 외로워서 이 같은 일을 꾸몄으며, 현재 반성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일부 학생들이 신씨가 10대 소녀들을 불법 성매매에 끌어들이려는 목적으로 고교에 입학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신씨 측은 “고등학생 시절 가졌던 안정감을 다시 느끼고자 벌인 행동이었을 뿐 범죄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또한 신씨가 현재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며 PTI에 참여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씨는 매사추세츠 소재 사립 기숙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16살 때 혼자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후 2019년 뉴저지주 주립 럿거스 대학에서 정치학과 중어중문학 학위를 취득했다. 석사 학위 과정도 밟았으나, 취업은 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신씨 측은 2년 전 “이혼의 충격(bitter divorce)” 때문이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은 공문서위조에 대해 최대 5년의 징역을 내리고 있으며, 신씨는 재판이 마무리되는 대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