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광장 무단 노숙…건설노조 9300만원 변상하라"

1박2일간 광화문 일대 불법점거 강경 대응

광장 무단사용에 도로법 위반 형사고발키로

이틀째 교통 혼잡, 음주·흡연에 '민폐집회'

17일 오전 출근시간대 시민들이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전날 밤 총파업 결의대회 후 노숙하고 있는 민주노총 건설노조원들을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16~17일 노숙 시위를 벌인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에 변상금 부과와 형사 고발 등 강경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박 2일간 광화문 일대를 불법점거했다며 이들에게 변상금을 부과하고 형사 고발한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건설노조에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을 무단 사용한 책임을 물어 변상금으로 각각 9300만원과 26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전날 오후 집회 종료 후 세종대로를 무단 사용한 행위에 대해서도 도로법과 도로교통법을 근거로 형사고발 조치를 취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건설노조 조합원 1만여 명은 전날 세종로 일대 총파업결의대회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오후 8시 30분께 경찰 저지를 뚫고 서울광장에 진입해 점거를 시작했다. 이후 참여자들이 청계광장, 청계천, 덕수궁 돌담길, 시의회 앞 보도까지 점거하면서 총 2만5000여 명이 1박 2일 노숙 시위를 벌였다.

서울시는 건설노조가 매트·포장비닐·텐트 등을 깔고 노숙을 하면서 통행을 막고, 음주·흡연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이 진입을 제한한 서울광장 잔디를 훼손하고, 노숙 후 쓰레기를 무단 투기·방치해 청소 인력을 투입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튿날에도 서울 세종대로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분신해 숨진 건설노조 간부 양회동 씨를 추모하고 정부의 노조탄압을 규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로 인해 서울시청 일대는 무법지대이자 교통지옥이 됐다"며 "집회 후에도 노조는 집단의 위력을 통해 경찰의 봉쇄망을 뚫고 공공장소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유숙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법 위에 있는 존재가 아니다”며 "불법에 대해선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