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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자금 450억 오갔다…구독자 23만 ‘불법 도박 유튜브’ 일당 9명 검거

도박공간개설 혐의 9명 검거·4명 구속

도박 실시간 중계하며 사이트 가입 유도

경찰, 사무실보증금 등 기소전추징보전

유튜브 채널 33개 방통위 차단 요청

피의자들이 운영한 불법 도박 유튜브 생중계 장면. 영상=서울 마포경찰서 제공




유튜브에서 불법 도박 장면을 생중계하며 불법 도박사이트 회원가입을 유도한 일당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며 8개월 만에 450억 원 상당의 도박 자금을 모았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8일 브리핑에서 도박공간개설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9명을 검거하고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6명, 이달 15일 3명을 순차적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지난해 2월경부터 지난달 초까지 1년여 간 유튜브를 통해 불법 도박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불법 도박사이트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등 조직적으로 도박사이트 홍보와 운영에 가담했다.

경찰은 지난 3월 인천 부평구 일대 오피스텔 등에서 사무실을 차려놓고 유튜브를 통해 불법 도박사이트를 홍보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지난 4월 인천 부평구 소재 홍보 사무실 등에서 범행 가담자 9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바카라○○TV’ 등 33개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자신들이 바카라 도박을 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영상을 중계하는 동시에 실시간 채팅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주소를 게시하고, 도박사이트 주소와 가입 시 필요한 추천인 코드를 전송해 시청자가 불법 도박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도박에 참여한 이들은 한 게임 당 최대 1000만 원을 베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도박 유튜브를 운영한 일당이 카카오톡을 통해 회원가입을 유도한 채팅 내용. 사진=서울 마포경찰서 제공


이들이 운영한 유튜브 채널 33개의 구독자 수를 모두 합하면 23만 여 명에 달했다. 구독자가 가장 많은 채널의 경우 13만 5000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측에 채널 차단을 요청했으나 이 채널에는 현재도 접속이 가능한 상태다. 경찰은 “차단하는 데 있어 심사 기간이 최소 2주 이상 소요되며, 심사가 끝나면 내부 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일당은 범행을 위해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총책 전 모(27)씨 관리 하에 2인 1조로 된 3개 조를 편성해 한 명은 도박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고, 다른 한 명은 회원가입을 상담하는 역할을 맡아 회원들을 모집하고 관리했다. 새벽 1시부터 다음날 오후 1시까지 야간 시간 동안에는 야간조를 별도로 두고 미리 녹화해둔 영상을 유튜브 방송으로 보여주며 24시간 회원을 모집했다.



이런 방식으로 모집한 회원들이 8개월 간 불법 도박 계좌에 입금한 금액은 450억 원에 달한다. 총책 전 씨는 회원을 유치한 대가로 도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8억 원 상당을 현금으로 넘겨받았다. 다른 일당들은 월 300~1000만 원의 수당을 지급받았다. 피의자들은 이 수익금을 유흥, 쇼핑, 도박 등에 사용했다.

경찰이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피의자의 주거지 등에서 압수한 범죄 수익금. 사진=서울 마포경찰서 제공


이들은 도박게임을 중계하며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범행에 사용했다. 타인 명의의 계정을 매수해 채널을 개설하고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사무실을 2~3개월 단위로 이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사무실 임대차보증금 등 총 1억 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피의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 등 6350만 원 상당의 금액은 압수했다. 또 범행에 사용된 유튜브 채널 33개는 방송통신위원회 상대로 차단을 요청했으며, 도박사이트 관리책 등 나머지 공범도 추적 중이다.

경찰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엄정하게 수사할 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대형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범죄의 경우 그 파급성을 고려해 지속적인 관심과 단속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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