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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손자 전우원 "할아버지는 학살자, 가족·장세동은 비자금 탄로날까 발악"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제43주년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캡처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전두환 일가’로는 처음으로 5·18 민주화운동 추모식에 참석한 가운데 ‘할아버지 전두환은 학살자’라고 규정했다.

전씨는 18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할아버지인 전 전 대통령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평가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간단하게 말해 학살자이자 위선자”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말로 국민과 국가를 위했다면 그분들(5·18 희생자)의 목숨과 삶을 할아버지 본인의 목숨의 소중함 만큼 생각해 희생을 기려야 했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할아버지는 어떻게든 그때 있었던 그분들의 희생을 폄훼하고 왜곡함으로써 본인의 과오가 조금이라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며 “한 개인이 자신의 욕심을 우선시하고 국민들을 생각하지 않았을 때, 얼마나 잔인한 비극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또한 전씨는 5·18 희생자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1980년 이후로도 각종 유언비어 등으로 피해를 받으셨고 외로움과 아픔 속에 오랜 세월을 보내셨다”며 “제 할아버지 전두환씨도 사과나 인정 없이 세상을 떠났고 제 가족들은 민주화운동의 참된 의미를 폄훼하고 부인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소한 저라도 그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과 오히려 그분들이 민주주의의 영웅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전우원씨가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전야제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캡처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전씨는 5·18 때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뭘 알겠느냐’는 취지로 발언하는 등 전씨의 사죄행보를 못마땅해했던 전두환 정권의 2인자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에 대해선 “비자금 문제가 불거지지 않기 위한 발악”이라고 맞섰다. 앞서 전씨의 할머니인 이순자씨도 장 전 안기부장과 유사한 메시지를 전씨에게 보내 불쾌함을 드러낸 바 있다.

이와 관련 전씨는 “전 세계에서 역사 교육을 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그때 태어나지 않았어도 충분히 배우고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지 않느냐. 제가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역사를 방관한다는 것은 오히려 국민으로서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전씨는 지난 3월에 이어 전날(17일) 다시 광주를 찾아 제43주년 5·18 민주화 운동 추모식과 전야제에 참석했다. 전씨는 전날에 이어 이날 열리는 기념식에도 참석해 오월 영령을 기린다.

이번 방문까지 광주를 네 차례 찾은 전씨는 “5월 18일이 민주화운동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에 가족의 죄가 더 크게 느껴진다”며 “광주에 올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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