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미국 뉴욕에서 파파라치들로부터 자동차 추격을 당했다.
해리 왕자의 어머니 고(故) 다이애나비는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의 자동차 추격을 피하려다 교통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그간 해리 왕자는 어머니의 죽음이 언론의 사생활 침범 탓이라며 분노를 표해왔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CNN, BBC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전날 밤 해리 왕자와 그의 아내 메건 마클, 마클의 어머니가 탄 차량이 파파라치들로부터 ‘재앙에 가까운’ 추격을 당했다”고 전했다.
추격전은 두 사람이 16일 뉴욕시에서 개최된 미즈 재단의 ‘우먼 오브 비전상’ 시상식에 갔다가 돌아가는 길에 벌어졌다. 당시 마클의 어머니도 함께 있었다. 이는 지난 6일 영국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이후 해리 왕자의 첫 공개 일정으로, 마클은 이날 수상자로 호명되기도 했다.
해리 왕자 가족은 오후 9시 50분께 맨해튼 미드타운의 시상식장을 나서 어퍼이스트의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사설 경호팀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탑승했다. 뉴욕경찰(NYPD)이 경호 지원에 나섰으나, 이들은 곧 파파라치 등 사진 기자들의 추격을 당했다.
길을 우회하는 등 1시간가량의 추격 끝에도 파파라치들을 떨궈내지 못하자 해리 왕자 가족은 경찰의 안내에 따라 일단 경찰서로 피신했다. 경찰관들이 주변 도로의 차량 통행을 차단하는 동안 경찰서에서 대기하던 이들은 경찰관이 잡아 준 택시에 올랐다. 그러나 한 블록을 지난 뒤 쓰레기 트럭에 가로막히면서 다시 파파라치들의 추격이 시작됐다고 한다.
해리 왕자 대변인은 “끈질긴 추격이 2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그 과정에 다른 운전자, 행인, 경찰관 2명과 충돌할 뻔했다”며 “파파라치들이 보도에서 달리고 빨간불에도 질주하는가 하면 운전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인은 어느 정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의 안전을 희생해선 안 된다”고 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언론과 파파라치가 좋은 사진을 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공공 안전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통과 이동이 많은 뉴욕시에서는 단 10분의 추격전도 극히 위험할 수 있다”며 “해리 왕자의 모친이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추격전과 관련해 뉴욕경찰과 택시 기사는 “해리 왕자 측이 묘사한 것처럼 위험하거나 극적인 상황까지는 아니었다”고 미 언론에 전했다.
줄리언 필립스 NYPD 대변인은 “그들의 이동을 위험하게 만든 다수의 사진기자가 있었다”면서도 “해리 왕자 부부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고 이에 관한 충돌, 소환, 부상, 체포 보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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