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 체류 중인 이낙연(사진) 전 국무총리가 “정치는 길을 잃고 국민은 마음 둘 곳을 잃었다. 이 지경이 된 데는 저의 책임도 있다”면서 귀국 이후 정치 활동 재개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조지워싱턴대에서 1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6월 귀국하는 이 전 총리는 16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서울경제신문 자매지인 미주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과감한 혁신, 알을 깨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면서 “국가 위기 앞에서 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간 한국 정치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던 이 전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귀국 이후 더불어민주당 혁신과 정치 개혁 등에 책임 있는 모습으로 다시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는 워싱턴에 체류하면서 바라본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는 “미국 정부나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무력감을 느꼈다”며 “미 행정부에서 인식하는 한국의 존재감이 얼마나 작은지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 결국 우리의 힘으로 해내야 한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과도한 ‘편가르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일 협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주변국과 적대관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건설적인 관계를 설정해야 하고 북한과도 상시적 대화의 통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며 한반도가 신냉전의 최전선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발표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인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서는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가 구체화돼 핵 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그룹이 만들어졌다고 본다”면서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실패로 안보 불안이 고조되고 독자 핵무장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억제전략과 동시에 긴장을 관리하고 완화시켜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다음 달 초 독일을 거쳐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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