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직장인 가운데 대마초 양성 판정을 받은 비율이 2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미국은 연방법에 따라 교통과 건설, 물류, 의료 분야를 비롯해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약물 검사를 받아야 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미국의 약물 검사 연구소 ‘퀘스트 다이아그노스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각 기업의 직원 60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약물 조사에서 대마초 양성판정 비율이 4.3%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1년의 3.9%에 비해 높은 수치이며, 1997년 이래 최고 기록이다.
대마초 사용이 확산한 것은 합법화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50개 주의 3분의 2 이상이 의료용이나 기호용으로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한 상태다.
다만 대마초의 경우 수주 전에 사용한 것까지 검출이 되기 때문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직장에서 사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대마초 양성 판정자의 업무 중 사고도 증가했는데, 지난해 업무 중 사고 이후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대마초 양성 반응을 보인 직장인은 7.3%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9% 늘어난 수치다.
퀘스트 다이아그노스틱의 부사장 키이스 워드는 “이 역사적인 수치는 마리화나에 대한 대중의 긍정적인 반응의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이러한 태도 변화가 직장 내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노동력 부족 현상과 약물 검사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 등을 이유로 대마초 검사를 중단하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연방법에 따라 약물 검사가 의무화된 운송 등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채용 시 대마초 검사를 중단했다.
미국 프로농구(NBA)의 경우 리그와 선수노조가 대마초를 금지약물 명단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논의 중이다.
한편 지난해 미국 직장인에 대한 약물 검사에서 마약으로도 사용되는 암페타민 양성 비율은 1.3%에서 1.5%로 늘었지만, 사회적 문제가 된 오피오이드의 양성 비율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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