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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시장행보로 1027건 규제 개선…대국민 정책 소통은 과제로 남아

한덕수 총리 취임 1년 성적표

'3대 개혁' 국정 기조에 맞춰

건폭 등에 단호한 대처 수립

野와 협치 등 퍼포먼스 부족

정무적 역량 좀 더 발휘해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총리를 지낸 경험을 토대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에 맞춰 행정부를 안정적으로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과제는 대국민 정책 소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며 정무적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총리가 취임 초부터 가장 역점을 두고 드라이브를 건 국정과제는 규제 혁신이다. 시장 친화적 정책 운영을 위해 총리실 내에 규제혁신추진단·규제심판부 등을 설치하고 현장을 찾아 기업에 부담이 되는 규제 해소에 주력했다. 한 총리는 다수의 이해가 얽힌 덩어리 규제 혁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난 1년 동안 1027건의 규제를 개선했다.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에도 보조를 맞춰왔다. 한 총리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건설 현장 폭력 등 일부 노조의 행태에 단호한 입장을 밝혔고 여당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대책 마련에 몰두했다. 통상교섭본부장, 주미 대사를 지내며 쌓은 외교 역량을 살려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전에서도 최전선에 나섰다. 한 총리는 1년간 4대륙 12개국 순방, 83회의 외빈 접견·회담을 소화했다.



40년가량의 공직 생활을 바탕으로 언론 소통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한 총리는 지난해 8월부터 23차례 기자 간담회를 열고 각종 현안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서 한 총리는 조용하게 행정부를 장악하며 카리스마가 강한 윤석열 대통령의 보완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막대한 부채 등 좋지 않은 대내외 환경 속에서 경륜을 바탕으로 행정부를 아주 무난하게 이끌었다”며 “일각에서 정책 소통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통에도 나름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적 리더십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40년 차 관료의 관록을 발휘하며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위기 국면에서는 정무적 역량을 보다 발휘해 상황을 돌파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정부 지지율이 출렁거리는 등 위기 때 총리도 국정 운영의 한 축으로 보완하는 역할을 해줬어야 했는데 한 총리는 정무적인 역할에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거대 야당의 입법 강행, 그에 따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반복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대국민 정책 소통에도 팔을 걷어붙여 협치의 공간을 만드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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