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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세 "교육, 세계최고 테크사업 될 것…에듀테크 힘써야"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회장 인터뷰

"공·사교육 이분법적 시각 버리고

민간 우수기술·제품 적극 활용을

기업 참여로 방과후학교 경쟁력↑"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회장이 지난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교육과 민간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토마스 프레이와 같은 세계적 미래학자들은 머지않아 교육 분야가 세계 최대 테크기업의 주요 사업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에듀테크 기업을 ‘사교육’이라는 프레임에 가두고 있습니다."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회장(테크빌교육 대표)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테크빌교육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단순히 공교육과 사교육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으로만 볼 게 아니라, ‘민간 기업의 우수한 기술과 제품’을 활용해 공교육을 보완한다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이 회장은 “과거처럼 정부 주도의 획일화된 콘텐츠와 시스템으로는 디지털 교육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어렵기 때문에 교사, 정부, 기업 등 각계각층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교육도 하나의 서비스로 인정하고 수요자와 공급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에 설립된 한국디지털교육협회는 150여 개 기업을 회원사로 둔 교육부 소관 기관이다. 국내외 학교 현장에서 에듀테크 활용을 촉진하고 사업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주력 사업은 △디지털 교육 세계화 △교육정보화 분야 공적개발원조(ODA) △교사 역량 강화 사업 등이다.

한국디지털교육협회의 기존 이름은 한국교육정보진흥협회였으나 지난해 이 회장이 취임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교육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데다, 교육당국도 이에 맞춰 에듀테크를 활용한 디지털 교육 정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4~6대 한국이러닝산업협회(現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디지털 교육 산업 진흥을 이끌어 온 이 회장은 작년부터 한국디지털교육협회를 이끌며 정부와 민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데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 회장이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에듀테크 TF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협회는 올 3월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등과 함께 민·관·학 분야 '에듀테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는 에듀테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제도, 사업 방안 등을 수립해 그 동안 산발적으로 이뤄졌던 대학, 초·중·고 관계기관, 민간 기업 등과의 지속적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정부는 3대 교육개혁 중 하나로 디지털 교육 혁신을 꼽으며 에듀테크 기업과도 적극 소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에듀테크 기업 ‘배불리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회장은 “미국이나 영국 학교에서는 민간 기업의 에듀테크 서비스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고 교과서 역시 민간 자율 방향으로 가고 있는 추세며, 민간 기업과 협업을 통해 각종 정책이나 제도를 추진한다”며 “민간 교육도 오랜 시간 대한민국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시각을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기업과의 협력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듀테크는 엄청난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기도 한 만큼, 기술과 콘텐츠를 먼저 보유한 민간 기업과의 협력은 경제적인 측면 뿐 아니라 디지털 교육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디지털 기술을 ‘만능 해결사’로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회장은 “자기주도 학습 성향을 갖춘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격차와 같은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으며 학교 현장의 인터넷 속도나 관리 인력 같은 인프라도 보완해야 한다"며 “우려되는 부분들이 적지 않지만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가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면 변화 자체를 불러 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민간 기업이 공교육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문호를 더욱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늘봄학교’가 제공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업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늘봄학교는 원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오후 8시까지 돌봐주고 그 시간 동안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초등 전일제 학교다. 그는 "방과후학교가 가격만 저렴하고 민간교육보다 훨씬 질이 낮다면 또 다시 외면 당할 것”이라며 “정부는 정규수업과 돌봄, 방과후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민간 기업 참여를 확대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회장은 디지털 교육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역량 강화라며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디지털교육의 주체가 ‘교사’인 만큼 교사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학교 현장 의견을 적극 반영해 교육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공이 주도하고 있는 교사 원격교육 연수원 시장의 상당 부분을 민간 영역에 맡기는 것도 연수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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