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상황을 유튜브로 생중계하며 시청자들을 불법 도박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한 일당 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마포경찰서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진과 짜고 이와 같은 수법으로 시청자를 불법 도박 사이트로 유인한 혐의(도박공간개설)로 9명을 검거하고 총책 전모씨(27) 등 4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학교 동창 등의 관계로 엮인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인천 부평구 사무실에서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도박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이들은 유튜브 채팅창에 카카오톡 공개 대화방 주소를 띄워놓고 시청자가 대화방에 입장하면 도박사이트의 주소와 함께 가입에 필요한 추천인 코드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가입을 이끌었다.
해당 사이트는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데 이용자들은 사이트에서 중계되는 바카라의 승자를 맞히는 방식으로 도박에 참가할 수 있었다. 바카라 한 회당 1000만원까지 베팅할 수 있었다.
일당이 운영한 유튜브 채널 33개의 구독자는 모두 23만여명이다. 이들이 모집한 도박사이트 회원들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8개월간 불법 도박 계좌에 입금한 금액은 모두 4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모씨(27)는 도박사이트 관리책으로부터 모집한 회원의 베팅액 1%를 범죄 수당으로 받기로 했다. 그는 2명을 1개조로 묶어 3개조를 편성해 한 명은 도박 장면을 유튜브로 중계하고 한 명은 도박사이트 가입을 상담하도록 관리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가 도박사이트 본사 관리책으로 추정되는 인물로부터 받은 현금만 8억원에 이른다. 그는 이 금액을 공범에게 인당 월 300만∼1000만원씩 나눠줬다.
이들은 수사를 피하기 위해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했으며 사무실을 2∼3개월 단위로 이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지난 3월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를 벌여 지난달 부평구의 사무실과 자택 등지에서 일당을 검거했다. 전씨를 포함해 전씨 지시를 받고 유튜브 채널 관리와 도박사이트 회원모집, 상담, 자금 관리 등에 가담한 5명은 구속상태로 나머지 4명은 불구속 상태로 각각 지난달 14일과 지난 15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범죄 수익 은닉을 막기 위해 사무실 임대차보증금 등 약 1억원에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아냈고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 6350만원도 압수했다.
또 범죄에 사용된 유튜브 채널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했으며 도박사이트 운영진에 대한 수사도 이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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