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서울·인천·제주도 등에 보유한 토지를 매각, 15조원 가량을 현금화 해 임기 내 부채비율을 200%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6개월 차를 맞는 이 사장은 지난 18일 경남 진주 LH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가인 땅에 집을 짓기보다는 일부 토지는 차라리 매각을 하는 게 더 이익이 많이 나는 경우도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LH는 부채비율이 높은 대표적인 공기업으로 꼽힌다. 총 부채는 149조 원, 이 중 금융부채는 81조 원 수준으로 하루 이자만 50억 원에 달한다. 이 사장은 올 3월 219% 수준인 부채 비율을 임기 내 200%대로 낮추겠다는 중장기 경영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 사장은 “서울 시내에 보유한 몇몇 땅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매각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제주도에도 상당히 활용 가능 땅이 있고, 인천 영종도에 방치된 땅 110만평도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한다면 15조 원 가량을 회수해 임기 중 부채비율을 200%대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오리사옥 매각과 관련해서 이 사장은 “성남시가 도시기본계획을 세울 때 긴밀히 협의해 가급적 (오리사옥의)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LH는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입찰자가 없었다. 건물 용도가 오피스 등 업무 시설로 제한돼 있는 점이 매각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전세 제도 개편 의지를 밝힌 것과 관련해 이 사장은 전세 제도 자체를 없애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전세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주거사다리였고 이것이 붕괴된다면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며 “(원 장관의 발언은) 전월세 제도 개편시 주거 약자를 보호하는 방안에 더 신경 쓰겠다는 방침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교통 정책은 ‘선(先)교통·후(後)입주’를 모토로 진행한다. 입주한 주민들이 출퇴근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2기 신도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3기 신도시 광역교통 대책과 관련해 “서울 지하철과 연결되는 노선의 경우 환승 없이 직결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3기 신도시 중 하남 교산은 지하철 3호선 연장, 고양 창릉은 고양∼은평선의 서부선 연결, 남양주 왕숙은 9호선·별내선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창릉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왕숙에는 GTX-B 노선이 지나가게 된다.
LH가 발주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지난달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전면 재시공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 입장에선 안전진단 검사 결과에 따라 대응할 것이며 예단해서 판단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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