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부처에서 근무하던 40대 여성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유가족은 A 씨가 상사로부터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부처는 괴롭힘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2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올 2월 말 보건복지부 공무원 A 씨는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사인은 약물 과잉 복용이다.
고용노동부 B지청 등에서 약 13년간 일하던 A 씨는 2021년 10월 복지부로 옮겨 3주 가량 근무했다. 유가족은 A 씨가 복지부로 옮긴 후 정신과 치료를 받을 만큼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고 결국 질병 휴직까지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유가족을 직접 만난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A 씨가 ‘사람 대접을 못 받는다’ ‘직장에서 복직 전화가 와서 불안하다’ 등 가족들에게 어려움을 호소해왔다”며 “(상사인 가해자가) 공개적으로 A 씨에게 욕을 하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유가족도 직장 내 괴롭힘이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고용부에서 동료들로부터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던 A 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 둘을 두고 있다. A 씨의 남편도 중앙 부처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유가족은 A 씨의 휴대폰에 있는 기록과 A 씨의 병원 진료 기록 등을 토대로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유가족의 신고에 대해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고인이 원해서 휴직을 연장해줬고 복지부 규정 상 1년 휴직 후 원래 일하던 과로 복직하는 경우가 없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확인한 결과 유가족으로부터 가해자로 지목된 C 씨는 A 씨에게 갑질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C 씨는 A 씨의 어머니를 만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남편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아내의 억울함이 풀렸으면 좋겠다”며 “관련자 처벌을 통해 아내가 겪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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