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의 영광은 불가리아 작가인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타임 셸터(Time Shelter)’에게 돌아갔다. 최종후보 6편에 올라 주목 받았던 우리나라 천명관 작가의 ‘고래’ 수상은 결국 불발됐다.
영국 부커상 운영위원회는 23일 밤 9시 40분(현지시간-한국시각 24일 새벽 5시 40분) 런던 스카이가든에서 2023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시상식을 열고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의 ‘타임 셸터’를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불가리아 작가가 부커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은 영어 외 언어로 쓰인 뒤 영어로 번역된 문학작품에 수여한다. 부커상과는 별도로 시상한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장편소설 ‘고래’로 최종후보에 올랐던 천 작가의 수상은 불발됐다. 앞서 2016년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한국 작가 중 최초로 수상했다. 이듬해 한 작가의 또다른 소설 ‘흰’이, 2022년에는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최종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불발된 바 있다.
2004년 출간된 ‘고래’는 국밥집 노파, 금복, 춘희 세 여성의 3대에 걸친 거친 삶을 통해 인간의 욕망, 그 성취와 몰락을 그려낸 소설이다. 이 작품은 김지영 번역가가 영어로 옮겨 올해 1월 영국 출판사 유로파 에디션스에서 출간됐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지난달 18일 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의 최종 후보작 6편을 발표할 당시 ‘고래’에 대해 “사악한 유머로 가득 찬 소설”이라면서 “생생한 인물들은 어리석지만 현명하고, 끔찍하지만 사랑스럽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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