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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김건희 망사 모자, 왕실 여성들만 쓴다"…방심위 행정지도 처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2년 9월 19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캡처




방송인 김어준이 진행했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행정지도’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서 착용한 ‘검은 망사포(베일)가 달린 모자’를 두고 “영국 왕족 장례식에서 망사포 모자는 왕실 여성들만 착용하는 것”이란 불명확한 사실을 방송했기 때문이다.

23일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9일 열린 방송심의소위원회 회의에서 지난해 9월 20일 방송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분이 ‘권고’ 처분을 받았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금’ 등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는 방송사 재허가, 재승인 심사 때 방송평가에서 감점되는 중징계이고 행정지도는 강제력이 없다.

당시 방송에서 김어준은 김 여사가 착용한 검은 방사포가 달린 모자를 두고 “영국 로열 장례식에 전통이 있다. 로열패밀리 여성들만 망사 베일을 쓰는 것”이라며 “그래서 장례식에 참석한 다른 나라 여성들은 검은 모자를 써도 베일은 안 한다. 로열패밀리 장례식에서는 로열패밀리만 하는 거다. 적어도 영국에서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확인 결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브리지트 여사,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부인 미셸리 여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부인 소피 그레고어 여사 등 다른 국가들의 퍼스트레이디들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서 베일 달린 모자를 착용한 것이다. 레티시아 스페인 왕비도 베일 달린 모자를 썼다.

방송인 김어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캡처




김어준은 이틀 뒤인 9월 22일 같은 방송에서 “영국 왕족 장례식에 검은 베일은 왕족의 전통이라 왕족만 했을 거라고 했는데 제가 틀렸다”고 정정했다. 다만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리 대통령 부인이 베일 달린 모자를 쓴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유진 위원은 “지도자와 그 배우자의 옷차림이라든가 의전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명백히 사실이 아닌 부분이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도 착오가 있었음을 시인한 만큼 ‘행정지도’ 선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옥시찬 위원은 “망사 모자를 쓰고 안 쓰고의 사안이 과연 심의에 올라올 만한 사안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그러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했다면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사안이 경미하다고 본다”면서 ‘권고’라고 판단했다.

김우석 위원은 “의전에 관한, 국가원수로서의 의전에 관한 것들에 대한 비아냥과 시비 걸기로 보여서 사실 굉장히 혼란스럽게 만드는 측면은 확실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도는 분명하다. 약한 고리를 공격하는 저열한 수법을 계속 쓰고 있는데, 내용 자체가 중하고 덜하고 보다는 청취자 입장에서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게 구전이 되는 아주 좋은 소재”라며 “그런 것들을 잘못 보도한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결국 위원들 중 3인이 ‘권고’, 2인이 ‘의견진술’ 의견을 내면서 권고 처분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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