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의 주범이 과거 성매매 반대 운동을 명목으로 업소를 협박해 돈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여성청소년 성매매 근절단(여청단)’ 활동을 벌이다 공동공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이모씨가 올해 4월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을 계획하고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이씨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도중 중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이씨 등은 겉으로는 성매매 근절을 내세웠지만, 뒤에서는 조직폭력배와 손을 잡고 성매매업자를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학원가 마약 사건 국내 모집책 역할을 하다 구속된 또 다른 이모씨도 여청단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마약 음료’ 일당은 지난달 3일 강남 학원가에서 음료수 시음 행사를 한다고 속여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건네 마시게 했다. 이어 이를 빌미로 학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했다.
조사 결과 청소년 13명과 학부모 6명이 피해를 입었고, 음료를 마신 학생 9명 중 6명은 환각 등 증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품 갈취는 피해자들이 불응해 미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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