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상반기 지정을 예고한 반도체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유치하려는 경기도 내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의 막판 경쟁이 치열하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3개 분야에 국가첨단전략기술의 혁신적 발전 및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특화단지에 선정된 지역에는 인·허가 신속 처리, 용수·전력 등 기반시설 구축, 연구·개발(R&D) 지원, 세액공제와 부담금 감면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또한 입주기업 세제 지원 혜택에 따라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관련 기업의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유치에 성공하면 막대한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특화단지 지정은 국가산업정책에 미치는 중요성, 지역별 산업 성숙도, 특화산업 등을 종합 고려해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지정된다. 공식 발표는 7월이 유력하다. 정부는 지난 2022년 12월 공모를 시작해 대상으로 지난 2월 계획서를 접수 받았고 17~18일 각 지자체 유치계획서를 평가했다.
현재 인천시·광주시·경북 구미시 등 전국 14개 지자체가 반도체 분야 특화단지 지정을 신청한 상태다. 이중 경기도에서는 용인·평택·화성·안성·고양·남양주·이천 등 7개 시가 신청해 놓은 상태다.
적극적인 움직임은 이미 반도체 관련 산업이 뿌리를 내린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평택시의 경우,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기존 삼성전자 5·6라인 FAB에 용적률 1.4배를 적용할 수 있어 제조역량이 즉각 향상되는 추가 투자 효과를 앞세웠다. 이미 시가 2021년 유치에 성공한 KAIST 평택캠퍼스에서 진행될 차세대 반도체 산학 협력 연구의 강점도 빼놓지 않았다.
용인은 SK하이닉스가 입주할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등을 연계해 약 560만㎡를 특화단지로 지정할 경우 누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알리고 있다.
화성시의 경우 반도체 선도기업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자리잡고 있는 것을 거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삼성전자 화성공장의 규모가 제일 크고, 반도체 종합연구소도 있다”며 “생산과 연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교통면에서 위치적으로도 화성시가 알맞다”고 주장했다.
시는 반도체 ALD(원자층증착) 장비 세계 1위 기업인 네덜란드 ASM이 24일 ‘화성 제2제조연구혁신센터’ 기공식을 가진 것도 호재로 홍보하고 있다.
이천시 역시 SK하이닉스를 거점으로 지역 내 소부장 반도체 기업들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해 도전하고 있다.
이밖에 안성시는 동신 일반산업단지와 반도체 인력양성센터, 남양주시는 왕숙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양시는 경기경제자유구역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선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자체별로 낙관과 비관이 교차한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산학연계 시스템이 잘 이뤄진 지자체는 해볼만하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일부 지자체는 정부가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비수도권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이 굳어질 경우, 수도권 역차별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A시 관계자는 “주요 국책사업에서 늘 그랬듯이 반도체 특화단지 선정 가능성도 일단 수도권보다 지방을 우선하는 것처럼 보이 지만 반도체 분야에서만큼은 경기도의 입지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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