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키움증권과 KB증권 본사를 압수 수색했다.
서울남부지검은 24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과 KB증권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차액거래결제(CFD)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CFD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아도 증거금의 2.5배까지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이른바 ‘빚투’ 상품이다. 수사팀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라덕연(42) H투자자문 대표 일당이 투자자들 명의로 CFD 계좌를 개설하고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불리는 방식으로 장기간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CFD를 취급하고 투자자 보호 의무를 다해야 할 증권사에 대해서도 책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은 이 상품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김익래(73)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되기도 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강제수사하지는 않았다. 실제 이날 압수 수색 대상에 김 전 회장을 비롯한 키움증권 전·현직 고위 임원의 사무실과 주거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수사팀은 강제수사를 마친 후 라 대표 일당을 구속 기소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구속된 라 대표와 측근 2명의 구속영장 만기일이 28일이기 때문에 이번 주 금요일 전에 기소할 것”이라면서도 “국세청과 함께 라 대표 등의 조세 포탈 혐의를 수사 중인데 정확한 규모를 확정하기가 어려워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다우데이타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에 그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3.65%를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해 약 605억 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다우데이타는 라 대표 일당이 주가를 조작했다고 의심되는 8개 종목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김 전 회장은 주가조작 정황을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라 대표 역시 “김 전 회장이 승계 목적으로 다우데이타 주가를 내리기 위해 대량 매도를 해 주가 폭락을 유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회장 측은 2021년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생긴 증여세를 내기 위해 일부 지분을 매도한 것일 뿐이고 SG증권발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에 주식을 매도한 것은 우연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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