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정부와 여당이 최근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에 대해 “황당한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지난 2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불법집회 또는 집회 내 불법 행동이라는 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데다가 적어도 폭력시위는 사라졌다”며 “비폭력 시위가 자리 잡고 있는 상태에서 이걸(노조 때리기) 얘기했다면 이건 분명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왜냐하면 노동개혁이 실패했다”며 “그렇게 길을 잃다 보니까 뭔가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되니 이런 걸 빌미 삼아서 때리는 것"이라며 "그것이 한동훈 장관이 했던 말 ‘정치적 효능감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께서 불법집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방치하는 정부, 불법집회 단호히 막고 책임 묻는 정부 중 후자를 선택했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한 대처로 국민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진 교수는 “전 정권에서는 왜 그랬냐면 그 전에 용산 참사가 있었고, 쌍용차(진압) 때 경찰이 노동자들 패는 것, 그다음에 물대포로 농민이 사망했다”며 “그래서 경찰들의 공권력 행사에 대해서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런 배경은 싹 사라져버리고 전 정권 탓으로 하다 보니까 전 정권은 불법 방치, 우리는 법치라는 식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짚었다.
진 교수는 또 윤 대통령의 민주노총 집회 관련 발언에 대해 “그런 발언은 경찰청장이나 할 수 있을까 대통령이 나서서 그런 발언할 건 아니고 또 위헌적 요소도 있다”며 “왜냐하면 (윤 대통령이) 맨날 자유 얘기했는데 이건 뭐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민노총(민주노총)의 집회 행태는 국민들께서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는 그 어떤 불법 행위도 방치, 외면하거나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진 교수는 “정치는 논리여야 하는데 논리가 아니라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라며 “허구에 기반해서 정책이 나오게 된다면 조금 전에 법 만들겠다는 이런 황당한 위헌적인 발상이 나오는 것이다. 이건 법의 지배가 아니라 법에 의한 지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노조에 대해서 범죄집단처럼 묘사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며 “건설노조도 문제가 있겠지만 건설노조를 통해 노동현장에 굉장히 불합리한 관행 같은 것들이 많이 개선이 됐다”고 했다.
다만 진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문제는 민노총의 시위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느냐, 밤샘 시위를 해야 하느냐이다. 과거 같은 경우에는 정말 싸웠어야 됐는데 그런 게 관성으로 남아서 그렇다”며 “이런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사실 민주당이 나서서 좀 말리는 제스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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