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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흔들리는 ‘상저하고’…수출 확대 총력 지원으로 돌파구 찾아라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또 낮췄다. 지난해 2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5%를 제시한 뒤 다섯 번째 하향 조정이다. 극심한 수출 부진으로 경기가 갈수록 위축되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묶은 것도 미국과의 금리 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3%대로 진정된 물가를 더 떨어뜨리기보다는 경기를 떠받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전날에도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좋아진다는 흐름에는 변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와 가계 부채 증가로 하반기에는 수출뿐 아니라 내수마저 위태롭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상저하고(上低下高)’가 흔들리면서 ‘상저하중(上低下中)’이나 ‘상저하저(上低下低)’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은 대외 여건이 악화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1.1%로 떨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반도체 업황과 중국 경제 회복 효과, 선진국 경기 위축 등 대외 여건은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내외 기관들의 경제 전망 눈높이가 낮아지는 데도 하반기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정부의 경기 판단은 지나치게 안이하다.

이제는 정부가 ‘희망 고문’ 같은 낙관론에서 벗어나 경기를 되살릴 ‘진짜’ 대책을 세워 지체없이 행동에 옮겨야 할 때다. 내수 시장이 크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위기의 돌파구는 역시 수출이다. 1960년대 최빈국이었던 한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린 동력은 장기영 당시 경제부총리가 1964년부터 주도한 수출 주도 개발 정책이었다. 경제가 복합 위기에 빠져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지금의 난관을 타개할 해법도 한국 경제의 최대 강점인 수출력 제고에 있다. 그러려면 민관이 ‘원팀’을 구성해 수출 확대에 나서야 한다. 기업들이 초격차 기술 개발과 수출 품목·시장 다변화로 수출 위기의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의 수출 총력전을 펴야 한다. 반도체 등 핵심 전략산업에 대한 규제 타파와 세제·금융 지원을 서두르고 각국의 보호주의 파고에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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