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의 한 요양원이 치매 환자의 성기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기저귀를 채웠다는 폭로가 뒤늦게 알려져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요양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를 성기에 묶어 놓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피해 남성 A씨(57)의 아내는 글을 통해 지난 19일 A씨를 퇴소시킨 사연을 전했다.
A씨는 4년 전 전두측두엽 치매를 앓다가 최근 상태가 나빠져 지난 2월3일 군산의 한 요양원에 입소했다. 말을 잘하지 못하고 침대에 항상 누워있어야 해서 타인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어려웠고 사고로 오른팔을 잃어 3급 장애 판정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아내는 서울경제에 “4년간 집에서 홀로 남편을 보살폈다”며 “그러다가 남편을 안은 채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내가) 허리까지 다쳐 도저히 혼자서 돌볼 여력이 안 됐다”고 입소 배경을 밝혔다.
이어 "면회를 하러 갈 때마다 남편이 매번 울었다. (요양원에서)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고 마음 편히 지내도 된다고 해서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지만 믿었다"고 떠올렸다.
그로부터 두 달이 흘러 지난 19일 면회 때 아내는 수상함을 눈치챘다. 유독 남편의 거동이 너무 이상했던 아내가 요양원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아내는 “보호사들이 4인실임에도 가림막 없이 기저귀를 교체하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평소 남편은 집에서 기저귀를 갈아줄 때도 수치심으로 힘들어했다고 한다. 결국 아내는 3개월 만에 남편을 요양원에서 데리고 나왔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사람들이 보고 있음에도 노인의 성적 부위를 드러내고 기저귀를 교체하면 '성적 학대'에 해당한다.
아내는 당시 남편의 청결 상태도 매우 좋이 않았다고 회고한다. 발이 한 달은 안 씻은 것 같은 더러운 상태였다며 속상해했다. 그러던 중 소변을 누었을 시간인데도 소식이 없어 기저귀를 열었던 순간 아내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A씨의 성기가 흰 물체에 둘러싸인 채 일회용 비닐봉지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는 "사람 대접, 그것만 부탁드린다고 했다"라며 "제가 바란 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관리도 그렇고, 기저귀 부분도 그렇고"라고 하소연했다.
요양원 측은 이에 대해 “A씨 피부가 안 좋아서 짓무를까 봐 그렇게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22일 아내의 요청에 따라 조사에 나선 전북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가림막 없이 기저귀를 교체한 것은 명백한 성적 학대다.
이후 이 기관은 A씨가 입소했던 요양원에 대해 한 차례 방문 조사했다. 기관 관계자는 "다른 입소 노인에 대해서도 유사한 일이 있을 우려가 있어 조사를 진행했다"며 "사실관계가 확인된다면 지자체에 보고할 것"이라고 머니투데이에 밝혔다. 판정 결과에 따라 지자체가 시설에 대한 행정 처분을 검토하는 수순이다.
A씨 아내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입소 한 달 만에 남편의 종아리와 겨드랑이가 짓물러 있었다. 그동안 방치한 것 아니냐”며 “더욱이 피부 손상을 이유로 비닐봉지를 이용해 성기를 묶어 놓은 것 역시 성적 수치심을 느끼기 충분한 학대”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한편 A씨의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요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학대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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