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아파트 값이 반등하는 가운데 네덜란드 투자은행(IB) ING가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침체 기조는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미분양 주택 물량이 해소되고 수요가 정상화되면서 2~3년 내 강세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6일 ING는 올해 한국 부동산 시장의 하락 속도가 지난해 말 대비 완만하겠지만 침체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늘어난 미분양과 전세사기에 따른 전세 시장 약세를 주요인으로 봤다. ING는 “단기 차원에서 주택이 과잉 공급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미분양 주택 수가 크게 증가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며 “지난 몇 달간 미분양 주택 수가 소폭 감소한 것은 개발 업체들이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한 영향”이라고 선을 그었다.
부동산 시장 전망의 대표적 선행지표인 전세 시장의 하락세도 우려했다. ING는 “2년 전 집값 급등기에 계약했던 전세의 재계약 기간이 도래하면서 전세금 반환 등 시장 약세 요인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몇 년간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급격한 가격 변동이 발생한 주원인은 주택 수급 불균형과 신용 여건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주택 수요가 급증했던 원인으로는 낮은 금리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ING는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 지원과 재정정책 완화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낮아지고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며 “주택 구매자에게 유리한 금융 환경이 이어지면서 주택 매수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020년 초부터 약 1년 반 동안 2%대 초반까지 떨어지며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시중은행들 역시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 대출 조건을 완화한 바 있다.
정부의 경기 대응형 부동산 정책도 부동산 수요를 부채질한 것으로 봤다. ING는 “이전 정부는 임대 목적 부동산 매매와 같은 투자 행위를 제한하고 다주택자에게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등 수요 억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했다”며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으로 주택 가격이 더 상승하기 전에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집단적 패닉바잉, 소위 ‘영끌’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주택 허가와 착공 건수가 급감하면서 이 같은 수요 부담은 수년 내 완화될 것으로 봤다.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까지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겠지만 2~3년 내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가구 구성원의 변화와 주택 소유 비율, 주택 보급률 등 시장 지표는 여전히 주택 수요가 다시 반등할 것을 보여준다”며 “특히 수도권과 같이 실수요 대비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이 더 가파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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