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에 합격한 뒤 곧바로 휴학한 학생이 225명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대부분은 이른바 의약학계열 진학을 위해 '반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의대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가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대 신입생 3606명 중 225명(6.2%)이 1학기에 휴학했다.
1학기 중 휴학자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4학년 64명 △2015학년도 75명 △2016학년도 71명 △2017학년도 64명 △2018학년도 65명 △2019학년도 70명으로 2014~2019학년도까지는 60~70명 수준에 머물렀지만, △2020학년도 96명 △2021학년도 129명 △2022학년도 195명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1학기 휴학생이 급증하는 이유가 의대 쏠림 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와 문과 모두 의약학계열 쪽으로 옮기려고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서울대 공대보다 지방권 의대에 한번 더 도전하려고 하는 성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대 신입생 중 자퇴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증가 추세다.
신입생 중 자퇴자 수는 2014학년도 111명, 2015학년도 75명 등이었지만, 2020학년도 147명, 2021학년도 197명, 2022학년도 238명으로 급증했다.
의대 선호 현상은 초·중학생 학부모들에게서도 보이고 있다. 종로학원이 지난 16~17일 양일간 초·중학생 학부모 13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8.2%가 이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과 희망학생들의 전공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의학계열이 49.7%로 절반 가까운 선호도를 보였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의약학계열 진학을 위해 휴학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의약학계열 진학을 위해 휴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날수록 학생 본인은 물론 가정, 국가적으로도 낭비"라며 "의대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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