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대한항공)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가 '만리장성'을 넘고 한국 선수로 30년 만에 세계탁구선수권 여자 개인전 결승에 진출했다.
신유빈-전지희 조(12위)는 26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전 세계탁구선수권 6일째 여자복식 준결승에서 중국의 세계 랭킹 1위 쑨잉사-왕만위 조를 3 대 0(11 대 7 11 대 9 11 대 6)으로 완파하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여자 개인전 결승에 오른 것은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이 여자단식 금메달을 따낸 1993년 스웨덴 예테보리 대회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만리장성을 한 번만 더 넘으면 한국 탁구에 30년 만의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안긴다. 7위 왕이디-천멍 조(중국)와 한국 시각으로 28일 오전 1시 30분 격돌한다.
한국은 남자복식에서도 이상수-조대성(이상 삼성생명) 조가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 2개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디펜딩 챔피언이며 단식 랭킹에서도 1·2위인 '세계 최강' 쑨잉사와 왕만위를 상대로 적극적인 공격 탁구를 펼친 끝에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만들어냈다.
한 박자 빠른 전지희의 포핸드와 상대 공격을 끈질기게 받아 넘기는 신유빈의 수비에 쑨잉사와 왕만위는 기도 펴지 못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32강전부터 이날 준결승까지 4경기를 모두 '무실 게임'으로 끝냈다.
전지희는 경기 뒤 어떻게 세계 1위를 이겼느냐는 장내 인터뷰 진행자 질문에 "우리가 미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상수-조대성 조(11위)는 남자복식 준결승에서 중국의 세계 랭킹 1위 판전둥-왕추친 조에 1 대 3(11 대 7 3 대 11 5 대 11 12 대 14)로 졌다.
이로써 결승에 선착한 장우진(미래에셋증권)-임종훈(한국거래소) 조(3위)와 이상수-조대성 조의 한국 선수 간 결승 맞대결은 무산됐다. 장우진-임종훈 조와 판전둥-왕추친 조의 결승전은 한국 시각 27일 오후 9시 30분께 치러진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판전둥-왕추친 조를 상대로 통산 1전 1패를 기록 중이다. 올해 3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결승에서 한 차례 대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