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에 다닌다는 사실이 흠이라는 편견은 옛말이 됐다. 과거와 달리 더는 숨길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감기에 걸리거나 몸에 상처가 났을 때 적절한 병원을 찾아가 치료받듯 마음이 아플 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진료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수는 2017년 68만169명에서 2021년 91만785명으로 5년 동안 34% 늘어났다.
증가폭은 20∼30대에서 두드러졌다.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7년 7만6246명에서 2021년 17만3745명으로 약 2.3배 규모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30대 환자 역시 같은 기간 8만2934명에서 13만7133명으로 65% 뛰었다. 40대는 30%, 50대는 2% 증가에 그쳤다. 20∼30대의 비중은 이 기간 23%에서 34%로 늘어났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유행으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인식이 바뀐 덕분이기도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현장에서도 이같은 변화를 체감하는 분위기다.
강지인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면서 과거보다 정신과 병원의 문턱이 많이 낮아지고 있다”며 “특히 20∼30대를 중심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면 정신과에 ‘갈 수 있다’, ‘가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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