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받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현직 사무총장 등 고위직 간부 6명 모두 채용 과정에서 ‘사적 이해관계 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면접 과정에서는 해당 간부들의 동료들이 참여해 만점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실 등에 따르면 경남 선관위 간부와 퇴직한 세종 선관위 상임위원 자녀의 선관위 경력 채용 과정에서 사적 이해관계 신고서가 접수되지 않았다. 박찬진 사무총장, 송봉섭 사무차장, 신우용 제주 상임위원, 김세환 전 사무총장 자녀 채용 과정에서도 이해관계 관련 신고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선관위 공무원행동강령 5조는 공무원은 4촌 이내 친족이 직무 관련자인 경우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지난해 6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되면서 삭제됐지만 여권에서는 규정이 존재했던 시기에 채용이 이뤄진 만큼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아빠 동료 찬스’ 의혹도 불거졌다. 김 전 사무총장 자녀의 선관위 채용 면접에는 내부 위원 3명이 참여했는데 이들은 김 전 사무총장과 인천시위원회에서 함께 일했던 직장 동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명 중 2명은 김 전 사무총장 자녀에게 각각 5개 평가 항목에서 모두 최고점인 ‘상’을 줬다. 나머지 1명은 1개 항목에서만 ‘중’을 주고 4개 항목에서 상을 줬다.
신 상임위원의 자녀 채용 과정에서도 면접위원 4명 중 내부 위원 2명이 신 상임위원과 서울시위원회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로 나타났다. 이 중 1명은 신 상임위원 아들에게 5개 항목 모두 상을 줬고 1명은 상 3개, 중 2개를 줬다.
2021년 경남도선관위에 경력 채용된 총무과장 자녀의 면접에도 경남도선관위 직원 2명이 참여해 각각 4개 항목에서 상을, 1개 항목에 중을 줬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자녀 특혜 채용의 시작부터 자체감사와 사퇴에 이르기까지 꼼수와 특혜의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사퇴는커녕 그 흔한 유감 표명 한마디 없다”고 비판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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