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사 무마를 조건으로 고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양부남(62)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온 인물로 꼽힌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양 위원장과 A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양 위원장이 검찰에서 퇴직한 직후인 2020년 11월 대구의 한 온라인 도박 사이트 업자들에 대한 도박공간개설 혐의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목적의 청탁을 알선한 대가로 고액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말과 지난 10일 양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수사 무마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경찰은 2차 조사에서 같은 혐의를 받는 A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과 대질신문도 했다. 해당 사건은 A 변호사가 먼저 맡았고 양 위원장도 이들을 통해 사건을 수임했다. 사무장 측은 수사 무마가 수임 조건 중 하나였다고 주장한 반면 양 위원장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 위원장과 A 변호사, 그의 사무장 등 3명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지난 3월 광주 서구에 있는 양 위원장의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양 위원장 주변 계좌를 추적해 전체 수임료 2억 8000만 원 가운데 9900만 원 가량이 양 위원장 사무실 법인계좌로 흘러 들어간 정황도 확인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1월 입장문에서 "수임 계약서를 작성한 뒤 도박공간개설죄 사건을 수임했고, 약정한 수임료 9000만원은 전액 법인계좌로 정상적으로 받아 세무신고도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양 위원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과 증거인멸 위험성이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양 위원장과 사무장에 대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위원장은 2020년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퇴직한 뒤 2021년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영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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