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유례 없는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전 세계 농작물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모닝커피’의 부담까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9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앞으로 수개월 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엘니뇨가 극단적인 기상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지역 경제, 어류 개체 수, 심지어는 매일 마시는 커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더 높아지는 현상이다. 정상적인 강우와 기온의 흐름을 방해하고 특정 지역에서 가뭄이나 폭우를 초래하기 때문에 커피를 비롯한 농산물 재배에 부정적이다.
커피 애호가들과 투자자들은 이에 따라 엘니뇨가 커피 가격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전 세계 커피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두 종류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견고함(robustness)에서 이름을 딴 로부스타가 기후변화에 비교적 저항력이 강하다고 평가돼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엘니뇨가 아라비카보다 로부스타 재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위스 취리히대의 차한 예레치안 박사는 “우리는 이름에서 보듯이 로부스타가 더 튼튼하고 기후변화에 더 잘 저항할 것으로 가정해왔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로부스타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로부스타 재배가 우려되는 것은 주요 산지인 브라질과 베트남이 엘니뇨로 인한 가뭄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는 세계 로부스타 공급량의 절반이 생산된다고 WP는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최근 로부스타 가격이 15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고 전하면서 “공급이 타이트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엘니뇨로 커피 수확량과 품질이 손상될 경우 소비자들이 결국 더 비싸게 구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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