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1일부터 26일까지 일본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해 오염수 처리 과정을 점검한 정부 시찰단이 주요 설비들이 설계대로 설치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확보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고 설비 성능 등에 대한 종합 판단은 보류했다.
시찰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점검 대상은 다핵종제거설비(ALPS), K4 탱크군, 방출 설비, 화학분석동 등 7개 부문이다. 유 단장은 “과학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시찰단이 역점을 두고 점검한 대상은 오염수 내 존재하는 다양한 종류의 방사성핵종을 제거하는 ALPS다. 시찰단은 ALPS의 핵종 제거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ALPS 입출구 농도 원자료, 고장 사례 등을 확보했다. K4 탱크군은 시료를 채취해 해양 방출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시료의 대표성을 위한 균질화 적정성을 확인했다.
이상 상황에 대비한 설비·절차도 시찰단이 중점을 둔 부분이다. 비상시 해양 방출을 막을 수 있는 긴급 차단 밸브, 전원 상실에 대비한 무정전 전원 설비(UPS) 설치 등을 확인했고 일본 측은 삼중수소의 농도가 설정값을 초과할 경우 방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발표로 오염수 처리 과정에 대한 평가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유 단장은 “설계 도면대로 설치된 것을 확인했지만 성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찰 내용을 토대로 설비의 성능이 기준에 만족하는지 판단하는 종합 분석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그간 공개하지 않은 시찰단원 21명의 명단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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