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당선되면 미국으로의 ‘원정 출산’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31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취임시 행정명령을 통해 이른바 출생시민권 제도를 폐지하고 미국 시민권을 목적으로 한 이른바 '원정 출산'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재임 당시 폐지 주장을 재차 공약으로 내놓은 것이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취임 첫날 '불법 이민자의 자녀에 대한 시민권을 중단하고 출산 관광(Birth Tourism)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조 바이든은 기록적인 불법 외국인들이 국경을 넘도록 허용했다"면서 "바이든 정책에 따르면 불법 월경자들의 미래 자녀는 자동적으로 미국 시민권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그들은 복지, 세금으로 충당되는 의료 서비스, 투표권 등 수많은 정부 혜택을 받을 자격을 갖게 된다"면서 "이는 미국 법을 어기는 것에 대한 보상이며 불법 이민자들을 끌어들이는 자석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경 보완 계획의 일환으로 임기 첫날 나는 법을 올바르게 해석해서 불법 이주민의 미래 자녀에게 시민권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행정명령은 세계 각지에서 온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아이의 시민권을 불법적으로 취득하기 위해 임신 마지막 몇주 동안 호텔에 있는 불공정한 출산 관광 관행도 종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끔찍하고 말도 안 되는 관행이지만 우리는 그냥 두고 있다"면서 "(앞으로) 자격을 갖추려면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시민권자이거나 합법적인 거주자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은 부모의 국적과 상관없이 미국 영토·영해·영공에서 태어난 모든 신생아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 제도를 갖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출생하거나 귀화한 사람, 행정관할권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은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한 수정헌법 14조에 따른 것이다.
수정헌법 14조에 대한 이런 해석은 1898년 중국계 미국인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로 확정됐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따라서 출생시민권 자체가 헌법에 명시된 개념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폐지할 수 없다는 게 미국 언론의 중론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에도 "미국은 어떤 사람이 입국해서 아기를 낳으면, 그 아이는 본질적으로 미국의 모든 혜택을 누리는 시민이 되는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라면서 출생시민권자 제도 폐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전 세계 33개 국가가 자국 내 출생자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미국만 유일하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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