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서 확진자도 재택근무를 하는 대신 일터로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코로나에 걸려 아파도 일단 출근해야 하는 거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1일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췄다. 이로써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7일 격리 의무는 5일 권고로 전환됐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도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경기도의 한 대기업은 이에 맞춰 지난달 말 ‘확진 시 7일에서 3일로 격리 기간 단축’, ‘동거인 확진 시 3일 재택근무 후 정상 출근' 등 바뀐 회사 방침을 공지했다. 이 회사 직원 김모(30)씨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닷새 넘게 아팠는데 사흘 격리는 짧은 것 같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서울의 한 대기업에서 일하는 김모(28)씨도 “예전엔 ‘코로나 걸렸어요’ 한 마디면 병가를 쓸 수 있었는데 이제 내가 얼마만큼 아픈지 증명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고 전했다.
여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거나 요 며칠 동안 확진된 이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코로나19에 감염돼 본 적 없는 직장인 박모(31)씨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코로나19에 걸리면 아픈 건 똑같은데 이제 못 쉴 수도 있고 눈치를 보고 쉬어야하니까 억울하다”고 했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정부의 방역 지침 전환과 동시에 회사가 ‘공가 지원 중단’, ‘연차 사용’ 등을 공지했다는 게시물이 속속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이틀 전 코로나에 걸려 쉬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회사에서 ‘출근해도 되고 몸 상태 봐서 부서장 허락 받고 쉬라’는 통보가 왔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이 이용자는 “5일 격리 권고는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남들 두세번 걸릴 동안 ‘안 걸린 죄’로 개미처럼 일만 했는데 화가 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정부의 공식적인 엔데믹 선언으로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완전한 사무실 근무 체제로 돌아가려는 기업들이 직원들의 출근을 강제하면서 이미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의 반발도 크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직장이 멀어서 출근 시간에 이미 지쳐 재택근무가 더 효율적이라고 느낄 때가 있었다"며 "이제 완전히 코로나19 이전 문화로 돌아가는 듯 해 아쉽다"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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