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누군지) 물어보면 다 아니래. 내 딸만 죽었어요. 실체 없는 공포 때문에.”
어버이날에 한 여중생이 친구들의 괴롭힘이 너무 힘들다며 세상을 등졌다. 가족들은 숨진 학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속적인 폭력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2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서울 동작구의 중학교 1학년 A양이 ‘사이버 학폭’의 고통을 이기지 못한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가족은 학교폭력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연의 발단은 A양이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해 7월 시작됐다. A양은 평소 가깝게 지내 온 같은 반 친구에게서 “비밀을 소문냈으니 사과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사과를 했지만 악의로 가득 찬 소문은 점점 퍼졌고 SNS 상에서 언어폭력과 따돌림이 이어졌다.
A양의 아버지는 “갑자기 어울리던 친구들이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술, 담배를 한다는 등 온갖 악의적인 소문들이 막 돌았다”고 매체를 통해 분통을 터뜨렸다.
공포감과 스트레스가 커진 A양은 급기야 자신의 손등을 뜯었고 정신과 치료를 받은 내용까지 날짜별로 정리했다. 그리고 A양은 이런 내용이 담긴 장문의 메시지를 가해자 친구의 부모에게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고통이 커지자 A양 측은 학교에 가해 학생과의 학급 분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가해 학생 아버지가 사과하며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학생들과 같은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 A양은 계속해서 괴롭힘에 시달려오다 지난달 8일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가족들은 이제라도 가해 학생들을 전부 찾아내 딸의 억울함을 풀고자 학교 측에 학폭위 개최를 요청했다. A양의 아버지는 보도 영상의 마지막에 “우리 딸이 입었던 옷이다. 내 몸에서 뺄 수가 없다. 버릴 수가 없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