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다. AI의 등장으로 도태되는 기업도 많겠지만 이를 뒤로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신생 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그 규모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할 것이다.
최근 엔비디아가 장중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시가총액 1조 달러에 올라서면 명실상부 기술의 최전선을 달리는 세계 최고 가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년 뒤에는 그 기준이 10조 달러로 크게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이 미래의 10조 달러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아닐 가능성이 더 높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기업은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법이다. 벤츠·포드·도요타 등 내연기관차 제조사를 제치고 테슬라가 자동차 업계 최초로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제동을 걸자는 의견이 있다. 3월 생성형 AI 개발을 6개월간 중단하자는 성명이 나왔다. 만약 이들의 주장대로 AI 개발에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둔다면 현재 선두에 있는 소수의 미국 기업들에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기득권을 가진 초거대 기업들은 미 정부에 지속해서 AI 규제 마련을 요구할 것이고 만약 이것이 통과된다면 전 세계에 쓰나미처럼 몰아친 AI 혁신의 흐름은 전면 중단될 것이다. 가장 강력하게 타격을 받을 곳은 아직 AI 활용 준비가 안 된 기존 기업들과 이제 막 AI를 활용하기 시작한 스타트업들이다.
우리는 반대로 규제 자유 구역을 만들어 전 세계 AI 혁신 기업들이 한국에서 도전할 수 있게 전략을 세우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속도다. AI가 만드는 미래에 올라타든, 미래를 함께 만들든 어느 쪽이 됐든 빠르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
생성형 AI가 등장하며 모든 사람들이 예전에는 상상도 못 할 적은 비용으로 무엇인가를 창조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기술의 전파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아직도 전 세계 인구의 40%는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모두가 코딩을 할 줄 몰라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고 언어의 장벽은 해외 진출에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할 것이다.
모두가 같은 출발선상에 있으니 두려울 이유가 없다. 앞으로 지식이 많은 인텔리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창조적 인간이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AI와 함께 호모 크리에이터의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세상에 대비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도권을 가져가려면 ‘규제 퍼스트’를 외칠 것이 아니라 신기술을 우선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AI 퍼스트’를 외쳐야 한다. 이렇게 그 어떤 국가보다 혁신의 해방구를 먼저 만들어 전 세계의 모든 혁신가들이 한국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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