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매우 절친한 친구와 오랜 기간 불륜을 가져온 남편이 결국 꼬리가 잡혔다. 사용자의 방문 기록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구글 타임라인이 ‘결정타’였다.
2일 매경닷컴에 따르면 대구지법 천종호 부장판사는 A씨가 절친한 친구였던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친한 친구 B씨가 남편 없이 혼자 자녀를 양육하는 사정을 잘 알아 평소 살갑게 대했다. 그러다가 A씨가 둘째를 출산하게 된 후 연락이 뜸해졌다.
그런데 2018년 12월 A씨는 남편이 늦은밤 B씨와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을 수차례 알게 돼 수상하게 여겨왔다. 그러나 남편에게 이에 대해 물어도 “말도 안 된다”며 둘의 내연 관계를 한사코 부인해 더 이상 추긍할 수 없었다고 한다.
불륜 행각은 지난해 7월 남편의 태블릿PC로 인해 덜미가 잡혔다. 남편의 이름으로 동기화돼 있던 태블릿PC에서 아내가 구글 타임라인을 뒤져본 것이다.
타임라인에는 남편이 수시로 B씨가 운영하는 매장에 방문한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게다가 이들이 드나든 것으로 보이는 모텔도 들통나고 말았다. 아내는 구글 타임라인을 내보이며 남편을 추긍한 끝에 “한 달 전부터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남편의 실토를 받아낼 수 있었다.
A씨는 친구 B씨를 찾아가 남편을 만나지 말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들이 계속 연락을 주고받자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선 것이다. A씨는 남편의 자백과 구글 타임라인 등을 근거로 친구 B씨를 상대로 상간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법원은 A씨가 청구한 금액 가운데 절반만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B씨는 A씨 남편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해 그 유지를 방해하고 A씨의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A씨와 남편의 혼인 기간·가족관계, B씨와 남편이 부정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부정행위의 기간, 내용과 정도, B씨와 남편의 부정행위로 인해 A씨가 입은 고통의 정도와 부부 공동생활에 미친 영향 드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액수는 1500만원으로 정한다”고 판단했다.
구글 타임라인이 외도를 입증하는 ‘스모킹 건’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또 있었다.
지난 3월 24일 사무실 동료와 500여회에 걸쳐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경찰관도 구글 타임라인으로 발각됐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구글 타임라인을 일자별로 캡처해 진정을 낼 때 제출했고 승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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