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한 쇼핑몰에서 3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20대 여성 두 명이 사망했다.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살해 용의자 A씨(39)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쯤 홍콩 다이아몬드힐에 위치한 플라자 할리우드 쇼핑몰 3층에서 여성 B씨(26)와 C씨(22)를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살해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피해 여성들과 일면식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직전 해당 쇼핑몰에서 흉기를 구입해 몇 분간 쇼핑몰 내부를 배회하다가 첫 번째 피해자 B씨를 발견하고 공격했다. B씨가 흉기에 찔려 쓰러진 상황에도 A씨는 공격을 계속했고, 옆에 있던 C씨가 이를 저지하자 그를 공격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피해 여성들의 몸에서는 여러 개의 자상이 확인됐고, 많은 피를 흘린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B씨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C씨는 병원으로 이송된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B씨는 흉기에 25회 이상 찔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이 의자를 들고 범인을 저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쇼핑몰 중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셰프 파이(64)씨는 식사 도중 비명과 함께 누군가 흉기에 찔렸다는 말을 듣고 식당을 나섰다가 피해자들을 공격하는 A씨를 목격했다. 파이씨는 의자를 두 개를 들고 A씨의 이마를 가격했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A씨를 한 차례 더 때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갑자기 눈물을 터뜨렸다고 한다. 파이씨는 “범인이 갑자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며 “아마도 그는 자신이 뭔가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을지도 모른다”고 현지 매체에 전했다.
홍콩 경찰은 A씨를 살인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A씨는 과거에도 가족을 흉기로 공격했고, 지난 3월 정신과 의사에게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뒤 추가 진료도 예정돼 있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보건국과 병원 등이 공공 정신과 서비스의 치료 및 재활 절차를 재검토 할 것”이라며 “당국은 정신 건강 자문 위원회와 협력해 주민들의 정신 건강을 종합적으로 향상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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