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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적 4조 부풀려 ‘성과급 잔치’ 철도공단, 빙산의 일각 아닌가


고속철도 시설을 관리하는 국가철도공단이 18년 동안 실적을 무려 4조 원 넘게 부풀려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 창립 이후 2021년까지 18년 동안 고속철도 시설 관리권의 가치를 단 1원도 상각하지 않았고, 이를 통해 실적을 4조 2156억 원 과대 계상했다. 감사원은 그간 감사원의 상시적 결산 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10개 공공 기관을 선정해 지난해 11월 말부터 약 한 달 동안 회계 처리의 적정성을 점검했다. 감사 결과 총 13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다.

철도공단은 2017~2019년 시설 관리권에 대한 상각을 하지 않은 채 10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봤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상각을 반영했다면 최소 600억 원 이상 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철도공단은 2019년 경영 평가에서 A 등급을 받았고 2022년에는 기관장 보수를 3000만 원 넘게 올렸다. 한국전력공사는 153개 종속회사와의 거래 등 총 2745억 원의 내부 거래를 제거하지 않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서울올림픽파크텔의 리모델링에 따라 기존 시설물을 철거했음에도 해당 장부 금액을 제거하지 않아 유형자산 장부 금액을 65억여 원 과대 계상했다.

공공 기관들은 분식 회계를 해서라도 경영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는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현재 공공 기관 347곳 가운데 25곳만 감사원의 매년 검사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감사의 사각지대가 너무 많은 것이다. 대부분의 기관장과 내부 감사가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이다 보니 고질병을 수술하기보다 노조 등과 담합해 방만 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철도공사의 분식 혐의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개혁의 성과를 거두려면 감사원 등을 동원해 모든 공공 기관의 분식 회계와 과도한 복지 등을 전수 조사하고 임직원의 기강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 굳이 공공 기관이 해야 할 업무가 아니라면 과감히 민간에 이양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또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에 ‘알박기’식으로 임명한 공공 기관장들을 교체하는 작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 이와 함께 윤석열 정부도 낙하산 인사를 자제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기관장으로 임명해 불법 비리와 모럴해저드를 뿌리 뽑아 공공 기관 경영을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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