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성장이 주춤한 사이 토종 OTT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회복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TV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이용자가 늘어난 것인데, 업계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함께 흥행해 줘야 확실한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제언한다.
6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5월 토종 OTT들의 MAU는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티빙은 514만7273명으로 전월 대비 20만 명 넘게 올라 1월 이후 처음으로 500만 MAU 고지를 회복했다. 올해 들어 400만 MAU가 무너졌던 웨이브도 391만9076명까지 회복해 400만 MAU 재탈환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쿠팡플레이도 431만4098명의 MAU로 전월 대비 소폭 이용자가 늘었다.
이는 이용자가 감소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대조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1153만3000명의 MAU로 전월의 1173만2241명에 비해 줄었다. 디즈니플러스도 179만7157명으로 전월의 181만4548명에 비해 감소했다. 눈에 띄는 신규 콘텐츠가 없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토종 OTT들의 성적 회복이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6일 현재 티빙의 인기 프로그램을 살펴 보면 가장 위에 있는 오리지널이 ‘결혼과 이혼 사이2’로 14위다. 그 다음은 ‘더 디저트’로 40위권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웨이브도 마찬가지다. 6일 웨이브의 실시간 인기 콘텐츠에서 오리지널은 ‘피의게임2’가 1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리지널 대신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TV와 함께 편성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티빙에서는 드라마 ‘닥터 차정숙’과 ‘구미호뎐1938' ‘이로운 사기’, 예능 ‘최강야구’ ‘뿅뿅 지구오락실2’ 등이 인기다. 웨이브도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가면의 여왕’ ‘낭만닥터 김사부3'와 예능 ‘너는 내 운명’ ‘런닝맨’ 등이 최상위권이다.
토종 OTT들은 적자 심화로 오리지널 투자 확대를 멈추거나 줄이고 있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콘텐츠 투자비는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태현 웨이브 대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MAU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실적 개선의 여지를 보여준다. 코드 커팅이 늘면서 기존 IPTV 이용자들이 채널 콘텐츠 이용을 위해 OTT로 넘어오는 것도 호재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콘텐츠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확실한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큰 성공이 필요하고, 이는 넷플릭스의 사례를 봐도 잘 알 수 있다”며 “TV 콘텐츠에 의존하기만 해서는 턴어라운드가 먼 미래의 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올해 드라마 ‘거래’와 영화 ‘용감한 시민’ ‘데드맨’ 등을 공개한다. 티빙도 예능 ‘마녀사냥 2023’ ‘브로 앤 마블’과 드라마 ‘운수 오진 날’ ‘소년 소녀 연애하다’ 등의 연내 공개를 앞두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