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어플리케이션으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결과가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1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경찰이 최근 정유정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를 한 결과 사이코패스 지수가 28점대(만점 40점)였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40점 만점이다. 검사에서는 사이코패스의 본성인 죄책감·후회·공감 부족, 냉담함, 충동성, 무책임성을 평가한다.
역대 우리나라 주요 범죄자 중 사이코패스 지수가 가장 높았던 이는 연쇄살인범 유영철으로 38점이었다. 이어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은 29점, 연쇄살인범 강호순은 27점, '어금니 아빠' 이영학은 25점이었다.
정유정은 과외 앱을 통해 "중학생 딸의 과외를 해달라"며 피해자 A 씨에게 접근해 지난달 26일 범행을 저질렀다. 앱을 통한 유대 관계 형성은 전혀 없었으며, 학부모인 것처럼 가장해 A씨에게 접근했다. 이후 중고 거래를 통해 교복을 사 입고 A 씨를 만났다.
범행은 A 씨 집에서 이뤄졌다. 그는 A씨가 실종된 것처럼 A 씨의 휴대폰, 신분증, 지갑을 챙기는 치밀함도 보였다.
당시 실종처럼 보이려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은 뒤 택시를 타고 이동해 낙동강 인근 숲 속에 유기했으나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 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긴급체포됐다.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 과정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포렌식 결과 정유정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범행 석 달 전인 올해 2월부터 범행 전에 '살인',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등의 검색을 한 데 이어 지역 도서관에서는 범죄 관련 소설도 빌려봤다.
평소에는 방송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많이 보며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일 검찰 송치 과정에서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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