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택시기사의 눈썰미와 기지 덕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용의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그는 20대 승객이 목적지를 자꾸 바꾸는 점, 뭉칫돈을 세는 점 등을 수상하게 여겼다고 말했다.
6일 택시 기사 김모 씨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께 동래구에서 탑승한 승객은 목적지를 부산역에서 강서구 명지동, 사하구 다대동으로 계속 변경했다.
이 승객은 이동 중에 운전석 뒷좌석에서 뭉칫돈을 꺼내 계속 헤아리는 등 일반 승객과 다른 수상한 행동을 했다.
택시 기사 김씨는 직업과 함께 목적지 변경 이유를 물었고 승객은 금융업계에서 일하는 데 회사에서 지시받고 가야 한다고 공손하게 대답했다고 한다.
보이스피싱 사건이라고 확신한 김씨는 부산진역 앞 도로에서 핸들을 꺾어 동부경찰서 마당으로 들어갔다.
20대 승객은 곧바로 택시 문을 열고 경찰서 밖으로 도주했으나 추격에 나선 김씨에게 경찰서 정문 근처에서 목덜미를 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현금 4700만원을 가지고 있던 이 승객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송금 담당 조직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택시 기사 김씨는 "평범한 승객과 다른 수상한 행동을 보여 보이스피싱범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지구대에 가면 바로 도주할 것 같아 목적지 방향 도로 옆에 있는 동부경찰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