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노조원들이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벌이는 노동운동 양상이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노정 대화까지 사실상 끊겨 노정 갈등은 더 심해질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8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중단을 공식화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체포과정에서 수차례 경찰봉을 맞아 머리가 깨지고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상태"라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옥중에서 열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 참여 중단은 노동계와 정부의 대화가 단절됐다는 것을 뜻한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달 31일 포스코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가 연행됐다. 경찰은 김 사무처장이 흉기로 위협 행위를 해 강제 진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경찰의 과도한 폭력적인 진압이라고 반박한다. 정부의 노동 정책에 대해 반기를 든 한국노총은 김 사무처장의 구속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경사노위 참여 중단을 전일 결정했다.
지난달 1일에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인 고 양회동씨가 스스로 분신했다. 고 양씨는 조합원 고용과 노조 전임 요구로 공갈 혐의가 적용된 데 대한 억울함을 주장해왔다. 민주노총은 고인을 추모하고 정부 비판을 위해 지난달 대규모 도심 집회를 열었다.
노동운동이 극한으로 치닫는 양상은 작년부터 본격화됐다.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원청과의 교섭 등을 요구하면서 작년 6월2일부터 31일 동안 철제감옥을 만들어 스스로 가뒀다. 같은 해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은 부당노동행위 개선을 요구하면서 51일 단식을 벌였다. 전국택배노동조합, 배달플랫폼노조도 단식 노동 운동을 벌였다.
학계에서는 정권 출범과 현 정부의 정책으로 노동 운동이 거칠어질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작년 '상반기 노사관계 스케치 : 주요 교섭 및 갈등의 전개와 함의진단' 보고서에서 "새 정부의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에서 정책기조 변화가 읽혀지고 있다"며 "노동약자에 대한 보호를 중심으로 한 이전 정부와 달리 자본의 요구에 부응하는 개혁을 도모하는 것으로 읽힌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이 결정한 노사정 대화 중단도 당시 가능성이 거론됐다. 당시 보고서는 "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노사와 노사정 관계의 재정립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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