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석방 이튿날 곧바로 출근했다.
박 구청장은 8일 새벽 청사로 출근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출근 저지를 위해 청사 앞에 모이기 전에 일찌감치 청사로 들어섰다.
유족들은 면담을 요구하면서 거세게 항의했고 구청에 출근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구청과 구청장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유족들은 오전 8시께 용산구종합행정타운에 모여 박 구청장을 기다렸지만 그가 이미 출근했다는 얘기를 뒤늦게 전해 듣고 오전 8시18분께 9층 구청장실로 올라가 구청장 만남을 요구했다. 충돌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해 경찰에서도 이태원파출소 경찰관 8명이 출동해 대기했다.
유가족들은 만남이 불발된 후 행정타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구청장 사퇴를 요구했다.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은 "이런 무능한 자에게 23만 용산구민의 생명, 이태원을 방문하는 수십수백만의 안전을 맡길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또 "박희영이 공황장애라면 유가족은 살아 숨 쉬는 시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태원 참사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는 전날 박 구청장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1심 구속 만기(6개월)를 앞두고 보석 결정이 내려졌다. 주거지는 용산구 자택으로 제한되며 구청 출·퇴근은 가능하다. 박 구청장은 정지됐던 직무권한을 다시 행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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