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로 인해 탄소중립 기술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국내 조선산업의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한국선급, 부산대와 함께 선박에 사용되는 액체수소 저장용 소재의 적합성 평가를 위한 장비 구축 등 인프라를 마련하고 평가 절차를 최초로 제안했다고 8일 밝혔다.
기계연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신뢰성평가연구실 박종원 연구실장, 김용진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기계연 3D프린팅장비연구실 및 부산대와 함께 초저온(-253℃)·수소 취화 시험평가 및 분석 장비를 구축하고 다양한 수소 저장 분야의 안전기준 및 소재 적합성 평가 방법을 분석한 선박용 액체수소 저장용 소재 선정 보고서를 발간했다.
수소 취화란 금속에 수소가 흡수되면 금속이 취약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선박용 액체수소 저장시스템은 초저온과 수소 취화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저장하고자 하는 수소의 활용과 운영 목적에 따라 시스템의 환경이 달라지며 이에 따라 해당환경 조건에 부합하는 소재의 범주도 달라지기 때문에 초저온의 위험성과 선박의 특수성이 반영된 기준 정립이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초저온, 선박 특수성 등 다양한 조건에서의 안전 규정이 없어 친환경 선박 시장을 개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최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액체수소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와 요건을 제안하고 국내 LNG 저장시스템 적용 소재, 요건과의 차이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다양한 환경에서의 기준을 제시해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초저온 및 수소 환경 소재 적합성 평가 시험설비는 선진국에서도 극소수의 연구기관에서만 보유하고 있어 시험평가를 위해 상당한 비용이 소요돼 국내 기자재 업체의 수소 산업 진출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기계연은 이번에 구축한 초저온·수소취화 시험평가 및 분석 인프라를 토대로 ‘초저온 소재 성능시험’, ‘소재부품 대상 수소환경 적합성 평가’, ‘각종 극한환경 시험 및 내구성 평가’ 등 국내 조선산업 기업 서비스 지원에 나선다.
기업들은 그동안 신소재가 적용된 친환경 선박용 기자재를 개발하기 위해 소재 시험평가에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추가 지출해야 했지만 국내에서 각종 시험 평가 및 분석과 기술지원까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기계연김용진 선임연구원은 “소재 적합성 평가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적용 가능 소재의 범위를 확대해 수소 선박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며 “앞으로 시험평가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내 조선업이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