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새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지만 임명 9시간만에 사퇴한 이래경 백년미래 명예이사장 인선의 책임론이 이재명 대표로 향하고 있다. 이 이사장에 대한 적절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인선 과정이 소수의 지도부 사이에서만 공유됐다는 이른바 ‘밀실 인선’ 비판이 당내에서 확산되며 이 대표의 리더십도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내에선 이 이사장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위원들도 일방적으로 인사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주장이 제기된다. 대표적 비명계 의원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의사결정이) 최고위원들한테 통보하는 식으로 됐다”며 “매우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송갑석 최고위원 역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일요일 저녁에 비공개로 최고위원들이 간담회 자리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 혁신위원장은 이래경으로 한다, 이 말을 최고위원들이 전부 다 처음 들었다”며 “이 이사장이 혁신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한 토론이 성립될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 낙마 사태의 파장을 이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대표로서 결과 책임을 무한정 진다고 했다”면서 “그 방도는 당 대표직 사퇴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마치 나는 최선을 다해서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런 인물인 줄 몰라서 이 지경이 됐다라고 회피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무조건 사퇴만이 답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기승전 사퇴로 모든 사안에 대해 판단한다면 당대표를 한 달에 한 번씩 뽑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 대표가 전날 한)책임이라는 발언 자체가 유감보다 더 높은 차원의 성찰과 유감표명이었다”며 “앞으로 그런 문제에 관해서 조금 더 진중하고 세밀하게 살펴보면서 하겠다. 그런 의미들이 다 포괄적으로 담겨져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전날 국회 상임위원단 간사 모임에서도 ‘혁신위원장 추천을 받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원회가 이 대표 체제 하에서 구상된 것인 만큼 이 대표 체제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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